지난주에 강남에서 자연주의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 규모의 호움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임신 내내 몸이 많이 안 좋았기 때문에 비상 상황을 대비하여 안정적인 곳을 찾아갔던 것이다. 어디서 출산을 해야될지 막막한 상황에서 강남까지 어렵게 왔으니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하며 도착했다.
자연주의 출산 다큐영상에서 봤던 정환욱 원장님께 진료를 받는데, 나의 증상이 좋아졌고 어지럼증이나 이명은 출산에 큰 위험한 문제가 없기 때문에 “’병원’말고 ‘조산사’를 찾아가세요.” 라는 정말로 의외의 답변을 주셨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 조산원으로 가라는 용기와 굳은 결심을 주신것이라 믿게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주영이를 낳았던 환경과 비슷한 둥지 조산원으로 다시 발걸음을 향했다. 첫 출산은 남양주 자연주의 조산원에서 했는데, 원장님이 은퇴를 하시면서 사실 다른 조산원을 찾을 수 있을거라 미처 생각 못했는데.. 거리는 좀 멀긴 하지만 또 다른 좋은 곳으로 하나님은 우리를 보내주신 것이다.
한달 전에 진호가 전화했었고 내가 다시 연락드리자 “둥지 조산원 입니다~”하며 밝은 목소리로 우리를 기억해주신 정승민 원장님. 두 아이와 뽀하하 많이 웃으시다가 다음주에 뵈어요 :) 하셨고 바로 월요일로 약속을 잡아주셔서 방문할 수 있었다.
https://m.blog.naver.com/ari_kwon/222922158378
36주차에 방문했으니, 놀랍도록 주영이때 처럼 예정일 한달 전에 조산원으로 인도해주신것이다.
처음 방문한 둥지 조산원은 은평구에 위치해 있는데 우리 집 포천에서 한시간 가까이 걸렸다. 건물은 주택 느낌으로 이전 조산원보다도 더욱 가정집 같은 분위기여서 맘에 들었다.
서울로 외출하는 설레는 맘에 오랜만에 머리도 감고 가볍게 화장까지 했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문앞에 나와주신 원장님과 블로그로 보았던 사랑절 계단을 넷이서 오르고 주영이는 상담 받는 내내 자다가 리허설 할때 일어났다.
첫째 출산이 어떠했는지 물어봐주셨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둘째는 어떻게 준비할지. 오미자차를 마시며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장님은 우리가 생각했던만큼 밝고 따듯하시고 섬세하셔서 우리는 둘째 출산에 대해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치골 통증이 심해서 시원하게 마사지까지 해주셨고, 다양한 출산 자세도 알려주셨다. 주영이 낳았을때 그냥 누워서 낳았는데 상황에 따라서 엎드려서, 옆으로도 아이가 나올 수 있다는거를 처음 배웠다. 경산은 더욱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진통이 오면 더 일찍 집에서 출발해야 한다는것도..
주영이는 엄마 배도 만져보고 이것저것 자상하게 설명해주시는 원장님 말씀을 순하게 잘 듣고 동생이 태어날 곳에 함께 온 것을 신기해하는것 같았다.
원장님은 동생이 생기는 주영이를 위한 조언까지 해주시고 준비할것을 운동부터 선물.편지까지 알려주셨다.. 함께 간 주영이도 할머니도 좋은 추억과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와서 주영이에게 우리가 다녀온 곳은 병원이 아니라 집같은 곳인데 엄마가 아가를 낳을 조산원이라는것을 다시 설명해주었다.
상담 끝나고 근처 맛난 도토리 샤브맛집도 가고, 추운 날 서울까지 나와서 오붓한 시간까지 보낼 수 있었다.
+ 임신중 메니에르 치료 과정(임신 7~9개월)
한달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나의 투병 기간에 예수님께 간절히 낫고 싶다고 매달리는 시간이 있었다. 교회에 갈 수도 말씀도 들을 수 없고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목욕도 못하며 집에서 가만히 누워서 기도만 했던 두달간..
나의 믿음은 연약하였으나 성경 속에서 병든 자를 고치시고 구원의 길로 인도해주시는 예수님은 오늘 나에게 역사하셔서 새로남 쉼터에서 그동안 마음의 해결받지 못했던 부분부터 만져주셨다. 사실 쉼터에서도 나의 증상은 그대로였고 어찌보면 어지럼증 수준이 더 극도에 달하고 있었다. 운동하러 에코랜드 갔다가 쓰러지는 등.. 나의 몸상태로 쉼터 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멀쩡하게 사람들과 식사하며 대화 나누는 암환자들 보다도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더 아픈것 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조석으로 많은 분들이 기도 해주시고 이것이 육이 아닌 영적 싸움이라는걸 알게되면서 시대의 소망을 읽기 시작했다. 나에게 보여주신 챕터가 시험과 승리였는데 예수님이 가장 쇠잔하신 모습으로 사단과 투쟁하신 모습. 읽어나가며 감동이 되어 나도 함께 그 방법으로 싸웠다. 증상이 찾아올 때는 무조건 예수님을 불렀다. 몸은 아팠지만 내 안에 오래 머물러있던 안 좋은 마음과 생각의 문제들을 하나님이 풀어주시는것 같았다. 그러다 갑자기 우리 엄마랑 내가 코로나 양성이 나와서 퇴소하게 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집으로 와서 그 다음 단계인 대학병원으로 인도해주셔서 이 분야의 나름 명의를 만나게 하시고 반드시 필요한 치료를 받게 해주셨다. 모든 과정이 주님만이 이끌어주신 위대한 섭리였다..
임산부인 내가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먹는 약 말고 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것이였는데.. 고막에 주사라니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무섭고 두려웠지만 당시 증상이 매일 반복되며 심각해서 이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내가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 의사가 권고 했고 당연히 받아야되는 상황이여서 진행이 자연스러웠다. 그저 내 몸을 하나님께 맡기기로 하고 시술실에 누워 눈물로 한가지 기도를 했었다. 의사는 사람이고 이 치료는 세상의 방법이더라도 이 과정으로 인한 결과나 효과는 하나님께서 책임져주시기를..
그리고 집에 와서 기도를 또 했는데 내 생일 이후로는 더이상 증상을 겪고 싶지 않다고.. 기도를 하면서도 우습고 말도 안되는 소원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그 작은 기도도 들어주신다는것을 놀랍도록 체험했다. 나의 기도에 응답하심으로 나와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싶으셨나보다. 12월 20일. 내 생일 이후로 증상은 줄어들었고 새해부터는 귀가 가끔씩 불편한것이 조금 남아있으나 어지럼증은 아예 사라졌다.
하나님은 천연 치유. 현대의학 그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내가 생각지 못한 순서와 방법으로 조화롭고 균형 있게 섬세하게 나를 고쳐주셨다. 그렇기에 얼마 남지 않은 출산도 온전히 그분의 손길에 맡긴다. 삶 속에서 마주한 끝이 안 보이는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에도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길을 의지하고 어린양처럼 걸어갈 때에 빛으로 비춰주시는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평안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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