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호가 정해둔 예정일인 12일 하루 전 안식일 저녁..이 날이 정말로 우리의 D-1가 될 줄은 몰랐다.
꿈의 숲에 다녀와서 오후 5시쯤 원장님이 나눠주신 피마자 오일을 1/4 정도 마셔보았다. 처음 복용하는 제품이여서 먹기 전에 기도도 해보고 진호가 열심히 정보를 검색해 어떤 작용이 있는지 한번 더 확인 해보기도 하고.. 마시고 한시간 정도 흐르니 미세한 복통이 와서 거실로 나가 누워있었고, 두시간이 흐른 뒤 머리가 아프고 속이 울렁 거리면서 급기야 점심 때부터 먹은 모든 음식을 토해버렸다..
입덧 때가 떠오르며 기분이 너무 안 좋고 수축도 동시에 조금씩 와서 고통을 호소했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진통 자세와 호흡법을 또 복습해가며 최대한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계속 배가 꾸룩거리고 변의가 느껴져 화장실에 계속 앉아있었다. 원장님과의 통화 후에 권하신대로 누룽지 숭늉과 밤을 먹으며 이겨냈고 저녁 7시가 넘어가니 본격적인 복통과 설사가 수차례 이어졌다..
그리고.. 화장실은 몇번이나 오가길 반복하다 밤 11시가 넘어갈 때쯤에 설사가 끝나가며 함께 앞에서 무언가 쭉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확인했더니 분홍빛 점액질이 같이 나온 것이다.. 나무가 신호를 보내준 나의 첫 이슬이 비춘것..! 양은 한줌 정도 되는데 그 뒤로도 몇번이나 떨어지고 있었다. 막상 피가 나오니 놀라고 조금 당황되기도 했지만 교육을 받았기에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었고, 늦은 시간이지만 원장님께 전화 드렸더니 좋은 신호라며 오늘 밤 푹쉬라고 내일 밤이면 소식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우리는 나무를 곧 만날거란 생각에 이런 순간을 맞이하면서도 미소를 지으며 설레이고 감사했다.
이것이 만일 진통의 시작이라면.. 진호 말대로 내일은 조산원에 갈 수 있을까? 진통 자체는 힘들지만 지금의 우리에게는 반갑기도한.. 묘한 것이 되어간다. 설사가 끝나고 이슬이 보이자 밤이 되어서 푹 쉬라는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인지, 고통은 잠시 수그러들었고 나와 함께 첫 진통을 맞이하던 남편은 어플을 누르다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고요함과 감사함 가운데 12일을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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