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에 다녀왔다. 요즘 무리가 된듯 알러지성 결막염이라고..그래도 다래끼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
점심시간에 진호가 여유 생겨서 고모리 정원 호수가를 반 바퀴 도는데, 개나리와 벚꽃이 흐트러진 풍경이 운치가 있다.
오늘은 날씨가 쌀쌀해서 조금만 구경하다 내려오는 길에 붐비는 식당은 패스하고 계속 찾다가 끝 길에 있는 옹심이 맛집을 발견!
예전부터 간판을 본적은 있는데 가게가 문을 닫거나 위치가 잘 안 보여서 궁금하기만 했었던 곳. 오래된 집을 엔틱하며 운치 있게 해놓으셔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인사동 골목길 분위기가 났다.
차를 언덕길 위에 세우면 노란색 펜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고 돌계단으로 내려가면 식당이 나온다. 나는 이 구조가 참 맘에 들었다 :)
가게 안에는 사장님이 거주하시는 가정집이 있고, 외부와 내부 공간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해놓으셨는데 이 구조가 나에게는 푸근한 안정감을 주었던것 같다.
화장실을 다녀온 덕분에 안쪽의 가정집 부엌도 볼 수 있었고, 뭐라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지만 정말 오랜 세월의 정이 느껴지는 사랑스럽고 집다운 집이였다.
알고보니 이 가게는 오래된 전통 문화 예술을 하고 계신 분이 사장님으로,
식당과 함께 유명해져서 티비에서도 방영이 된것으로 보인다.
직접 만드신 액자나 가방 부터 인형까지 여러 아기자기한 천연 작품들이 눈에 띄어
음식을 기다리며 감상할만한 즐거움이 되었다.
이러한 역사가 있는 곳인 것에 비해
마치 붐비는 식당들을 피해온 우리를 위해서 주님이 제공해주신 시간 인것 처럼,
오늘 따라 점심시간은 아무도 없는 조용하고 운치 있는 이 가게에서 우리 둘만 오붓이 들어와 식사를 하게 되었다.
메뉴는 깔끔하게 옹심이, 칼국수로 나뉘지만
사장님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들깨 옹심이를 추천해주신다 :)
'젤~로'맛있다고 사투리로 말씀해주시면서..
옹심이는 직접 만드시는거고 칼국수는 가공식품이라는 것 까지 아주 솔~직하게 설명해주셨다 ^^
내가 화장실 다녀오는 사이 어느새 옹심이는 나와있었고 뽀오얀 들깨 국물에 투명한 옹심이는 고소한 냄새가 풍기니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함께 주신 김치도 무척 잘 어울리고 단맛이 났다.
초록빛이 도는 도자기 그릇에 담겨 더욱 멋스러웠기도..
양도 든든하니 푸짐해서 배불리 먹고도 옹심이 몇알이 남아, 이따가 주영이 저녁 끼니로 심심하게 만들어 줘보고 싶어서 포장을 부탁드렸다. 전자렌지에 따듯하게 데워 먹으라는 상세한 설명까지 해주시는 사장님 :)
우리의 비오는 봄날의 추억이 깃든 옹심이집. 그 맛과 정있는 풍경에 종종 발걸음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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