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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 나무 다이어리

나무를 만나다 - 자연 출산 스토리 #4. 나무네의 첫 아침

by 나무맘에스더 2022. 9. 12.

주영이가 나오고 20분 쯤 뒤에 아가의 영양분이 되어줬던 태반도 꺼내지고, 태맥이 끊기자 아빠가 탯줄을 잘라주었다. 이제부터 아빠도 함께 잘 키우겠다는 의미.. 엄마가 아가와 휴식을 취하는 동안 진호는 나무의 태명처럼 생긴 태반 프린팅을 이쁘게 해주었다.


마치 성탄절 츄리의 불빛 처럼 고요히 반짝이는 소중한 시간들. 나는 아기가 태어나면 응애응애 시끄럽게 울기만 할 줄 알았는데 주영이는 세상에 나오느라 노곤했는지 내품에 안겨 너무나 조용히 잠이 들었고, 이따금씩 끙끙 거리며 살짝 울었지만 금새 잦아들었다. 젖을 처음으로 물리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는데 어느새 자연스럽게 엄마의 젖을 찾아가서 오물오물 물고 있는 아가의 그 모습을 바라보며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처음에는 설레이고 행복한 감정으로 인해 아가를 쳐다보다가 나도 어느새 함께 깊은 잠이 들었다.

출산을 마친 뒤 도착한 꽃 바구니

한 숨을 푹 자고 일어나 밖에 나오니, 노란빛이 풍성한 해바라기 꽃 바구니가 도착해 있었다. 아가 낳느라 고생했다고 나를 꼬옥 안아주는 진호가 준비해둔 깜짝 선물에 난 정말 감동을 받았고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행복했다.


출산 후 아침을 셋이서 맞이하게 된 우리는 진통을 겪던 소파에 앉아 진호가 가져온 망고로 과일식을 했다. 간식을 잔뜩 가져왔지만 우리가 유일하게 먹은건 진통 내내 간신히 먹은 체리와 주영이를 만난 아침의 망고 .. 내 평생 잊을 수 없는 과일이 될것 같다.

출산 하느라 지친 몸을 쉬도록 해주기 위해 우리가 기도하며 선택한 이틀간의 과일식이 시작되었고, 진호는 원장님이 준비해주신 산모를 위한 미역국밥을 나 대신 먹어주었다. 함께 진통을 겪었기에 진호는 그 국밥을 먹을 자격이 충분히 있고도 남는 것이다..!


부모님들이 단걸음에 조산원으로 찾아오셔서 주영이를 안아보셨고, 다 같이 기념 사진도 찍었다. 참 생명과 행복은 창조주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 이라는걸, 그분은 가장 좋은 때에 최고의 선물만을 주시길 원하신다는걸. 우리 부부는 출산의 모든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배웠다.